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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리오 기도의 영성(올바른 묵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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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욱프란치스코 작성일13-11-05 17:13 조회8,1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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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리오 기도의 영성
 
 
오늘 이 미사에 입당성가로 부르신 우리가 잘 아는 성가 271번을 다시 한번 읊어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곁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여,
묵주의 기도 드릴 때 나를 위로하시며 빛을 밝혀주시니,
모든 걱정 사라지고 희망 솟아오르네.
항상 도와주옵소서, 인자하신 어머니.'
 
부르면 부를수록 우리 마음 속 깊이 와닿는 아름다운 성가입니다. 아마 그 이유는 성가가사에서 주는 위로와 희망에 대한 내용 때문일 것입니다.
 
10월 로사리오 성월을 지내면서 자주 이 성가를 부르는데 오늘은 우리 모두가 로사리오기도, 묵주의 기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묵주의 기도는 우리 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도이고, 신자들의 손에 들린 묵주는 가톨릭의 한 상징처럼 되어 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묵주를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고, 길을 가면서나 여행을 하면서 또 성모상 앞에서 묵주의 기도를 바칩니다. 또 누가 묵주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교우임을 즉시 알게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박해시대에는 묵주가 천주교 신자라는 신분을 밝히는 증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묵주의 기도가 신자 생활에 필수적이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기도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도를 원래 의미대로 바치는 경우는 아주 적습니다.
 
묵주의 기도를 하는 사람은 많지만, 잘 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예비신자들로부터 로사리오 기도의 묵상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잘하지 못합니다. 또 예비신자들도 처음에 조금 배웠다 할 지라도 자기 방식대로 하다보면 분심중에 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지향에만 마음을 두고 어떤 주문처럼 외우는 것이 습관화되어 버립니다.
 
또 제가 고해성사를 드릴 때 신자분들에게 가끔 '묵주신공 1단을 바치십시오'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분은 '묵주신공이 뭡니까?'라고 되묻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전혀 묵주의 기도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묵주의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며 주님의 구원 사업을 요약해 놓은 것이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묵상케 합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로사리오 기도를 복음의 마음으로 외워야 합니다.
 
로사리오 기도 묵상은 복음에서 출발하여 복음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것이고,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로사리오 기도를 묵상하면서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께 가까이 가게 되고,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누어 받아 성모 마리아처럼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성모 마리아의 중심은 예수님이셨고, 성모 마리아의 전부는 예수님이셨습니다. 묵주의 기도의 묵상이야말로 성모 마리아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우리의 삶의 중심이요, 우리 생의 전부를 살게 해줍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아닌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로사리오 기도는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고, 그러한 신심은 오히려 성모 마리아를 슬프게 할 뿐입니다.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면서 마리아를 통해 예수님께 바치는 자세이어야 올바른 방법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로사리오 기도의 묵상을 통해서 자신의 기쁨과 고통을 예수님 안에서 찾아내고, 삶의 보람과 가치를 하느님 안에서 발견합니다.
 
이와 같이 로사리오 기도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살아가신 성모 마리아의 삶을 우리도 살게 해줍니다. 로사리오 기도는 일정한 기도문을 되풀이해서 외우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따라서 로사리오를 개인적으로 혹은 공동으로 기도할 때 각단의 신비 내용을 진정으로 묵상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 예수를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라고 한 후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는 동안에 일체 다른 생각이나 묵상을 하지 않고,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신 그 신비만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너무나 자주 묵주의 기도의 신비들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각 신비들에서 교훈을 얻으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보다는 이냐시오의 묵상법으로 주님의 삶의 장면들을 단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마치 텔레비젼 연속극을 시청하듯이 그냥 거기 있으면 됩니다. 그럴 때 교훈과 묵상 내용이 저절로 다가올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장면들을 바라보는 동안에 하느님께서는 여러분들의 마음속에서 활동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교우 분들이 옳지 못한 방법으로 묵주의 기도를 바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생각이나 묵상으로 바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아무 생각이나 묵상도 하지 않고 그저 외워버리는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자기가 세운 지향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바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가족중의 누가 아프면 그를 생각한다든가 또는 자녀들의 시험 합격을 바라고 시험 결과를 이리저리 상상하면서 바치는 경우 등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묵주의 9일 기도를 바치면서 54일 기도에 매달리는 신자들에게서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지향은 묵상을 시작하기 전에 세우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묵상중에 생각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분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의 기도와 성모송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 결코 아닙니다. 입으로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지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구원의 신비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의 기도와 열 번의 성모송은 여러분들이 주님의 삶을 바라보는 동안에 흐르는 배경 음악과 같습니다. 배경음악은 우리가 독서하거나 일할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러한 배경 음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그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
 
래서 성모송을 바칠 때 성모송에 그다지 많이 집중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모송은 우리가 주님의 삶을 잘 묵상하도록 도와주는 배경음악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사리오 기도의 핵심은 각단의 신비만을 깊이 묵상하고 주님과 더 일치하는 생활을 하는 데 있습니다. 물론 로사리오 기도 때가 아니면 주의 기도와 성모송만을 가지고 깊이 묵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매일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면서 주님과 일치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아직도 로사리오 기도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계신 분은 안 계십니까? 또 혹시 로사리오 기도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아직도 제대로 한 번 바쳐보지 못한 분도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동안 너무 묵주의 기도에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묵주의 기도가 너무 단조롭고 그저 기도문을 반복하기만 하기에 쉽게 피로해 진다고 해서 묵주의 기도를 잘 하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묵주의 기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사랑에 빠질 때 단 한번이 아니라 수십번 수백번 반복해서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진실로 반복은 사랑의 언어입니다. 반복은 지루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상대방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일 때 그는 다시 그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반복하는 데 있습니다.
 
먹기를 반복하고, 잠자기를 반복하고, 일을 반복하고, 사랑을 반복합니다. 묵주의 기도는 바로 사랑의 언어인 것입니다. 묵주의 기도는 단지 주문을 외우듯이 외우는 기도가 아니라 신앙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이며 주님께 반복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우리 교회 역사상 가장 많이 바쳐진 기도가 바로 묵주의 기도, 로사리오 기도입니다. 그 이유는 교회 전통 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은 입으로만 외우면서 끝날 위험이 있지만, 묵주의 기도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신비 안에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는 묵상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묵주의 기도에 소홀히 했다면 옛 전통 안에서 우리가 늘 했던 것처럼 하루에 5단씩 그 신비를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또 묵주의 기도를 드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많은 양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를 위해 몇 번 바쳐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바치는 기도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참된 로사리오 기도는 얼마나 많은 양을 바치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로사리오 기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양을 헤아리지 않고, 비록 짧더라도 정신을 집중시켜서 정성껏 바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로사리오를 통하여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고 그 신비를 살도록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므로 10월 로사리오 성월에 더욱 열심히 이 기도를 바쳐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어느 성인은 이러한 기도를 바쳤습니다. '뿌려놓은 씨앗이 자라는데 필요한 은총을 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신앙의 씨앗을 뿌려놓고 자라는데 필요한 은총을 주지 않으면 그 신앙은 열매 맺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하는 일의 성과를 위해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것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교의 달인 10월, 특히 오늘 전교 주일을 지내면서 복음의 씨앗이 더욱 잘 준비된 마음의 밭에 뿌려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래서 뿌려진 씨앗이 성장할 수 있도록 로사리오 기도로써 은총의 물을 주어야 하겠습니다. 저물어 가는 이 좋은 가을에 조용한 가운데 묵주를 들고 오롯한 마음으로 기도 바쳤으면 합니다. 271번 성가의 2절 가사처럼 말입니다.
 
'어둠이 찾아들 때 우리 지켜 주시는 성모 마리아여,
묵주의 기도 드릴 때 내게 평화 주시며 맑은 마음 주시니,
모든 근심 사라지고 기쁨 솟아오르네.
항상 도와주옵소서, 인자하신 어머니.'
로사리오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 주소서.
아멘.
 
<박희원 신부님, 수서 성당 게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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