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부활 제4주일(05.0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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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5-08 16:04 조회4,594회본문
* 부활 제 4주일(성소주일) 다해
"교회의 미래, 젊은이들"
오늘은 성소주일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 생각하는 날입니다. 신부되어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고독하기도 하지만, 인생에 대해 별다른 계획도 없던 제가 어쩌다 신부가 되어 예수님의 일을 돕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대견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생에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사랑’을 직업으로 갖고 산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신부는 사랑이 직업입니다. 새벽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드는 순간까지 사랑만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 교회에는 젊은이가 점점 줄어들고, 사회의 젊은이들은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가치관의 부재(不在) 속에 쾌락적인 문화에 탐닉하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건강한 가치를 찾아 교회를 찾아오면 참 좋겠습니다. 젊은이가 없는 교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건강한 가치를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개성이 숨어드는 익명의 사회 속에, 죽음으로 치닫는 생존경쟁 속에 던져진 젊은이들에게,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시며, 잃어버린 한 마리 양 때문에 마음 아파하시는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회변혁과 인간변혁을 위해 십자가상 피 흘림의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으신 혁명가 예수님의 용기도 전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감각적이고 쾌락적이고 현세적인 사회에 매몰된 현대 젊은이들에게, 보이는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지탱하시고 사랑하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권위에 승복할 줄 아는 겸손과 지혜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교우 여러분,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위해서 우선 젊은이들이 성당에 와야 합니다. 그들이 성당에 올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입니다. 부모님들과 기성세대 어른들의 사랑 충만하고 평화스러운 삶이 바로 젊은이들을 성당으로 인도하는 길입니다. 젊은이들이 성당으로 모여 올 때 예수님은 그 안에서 당신의 협조자들도 뽑으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생전에 사제 성소를 위해서, ‘깊은 데로 가라.’ 하시며 젊은이들을 초대하신 적이 있습니다. 안전한 물가에 머물며 자기 몸을 사리고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참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깊은 데로 들어가야 한다고 가르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젊은이들이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셔야 합니다. 깊은 곳에 큰 고기가 있고, 깊은 곳에 더 큰 평화와 더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