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부활 제4주간 목요일(05.1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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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5-13 09:30 조회4,117회본문
* 부활 제 4주간 목요일 (요한 13,16-20)
“종의 종인 우리”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으시고 섬기러 오신 종이시니, 그분을 따르는 우리는 ‘종의 종’인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과연 종의 모습입니까? 아니면 왕의 모습입니까?
종은 주인이 시키는 것을 잘 수행하면 되는데 우리들은 예수님이 시키시지 않은 일들을 참 많이도 합니다. 늘 이기려고 하고, 사람들을 모함하여 따돌리고, 폭력적인 언행, 자존심과 분노. 이런 모습들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들이 아님이 분명합니다. 그런가 하면 언제나 대접받고, 인정받고, 칭찬받고, 무시당하는 것을 못 견디며, 예수님께 돌아가야 할 영광을 자기가 가로채기도 합니다. 종이라 말하면서 사실은 왕처럼 살아가길 좋아합니다.
우리가 닮아야 할 종의 모습은, “나는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던 세례자 요한의 마음과 태도입니다. 또한, 소리치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아 밖에서 그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 버리지 아니하고, 심지가 깜박거린다 하여 등불을 꺼 버리지 아니하며, 성실하게 바른 인생길만 펴는 이사야가 노래한 ‘야훼의 종’ 같은 모습이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