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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해 사순 제2주일(03.0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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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3-05 16:22 조회1,3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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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 2주일 가해

 

 

"신이 된 인간"

 

"주님, 당신 위해 우리를 내시었으니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 쉬기까지 안식이 없나이다."라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처럼 마냥 불안한 우리 인생입니다. 세월은 빠르고, 인생은 짧고, 우리는 바쁩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데, 나이는 들어가고, 하루하루는 잘도 지나갑니다.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영원도 모르기에 우리는 전지전능한 창조주가 그립습니다. 생명과 죽음의 신비를, 삶의 의미를 그분께 여쭙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똑같은 처지에서 시작하여 신()의 아들이 되셨습니다. 어린 아기였던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린 청년 예수님이, 죽음을 극복한 인간, 깨달은 인간, 하느님을 아는 인간, 신성(神性)을 가진 존재, 영원한 하느님의 아들이 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예수님의 빛나는 모습은, 예수님 안에 언젠가 드러날 하느님의 신성이 내재(內在)해 계신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신성을 아무런 대가(代價)도 치르지 않고, 자동으로 완성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혼신(渾身)을 바쳐 사랑하고, 십자가를 지고 이웃을 위해 목숨 바치는 혹독한 희생의 길을 통해서 그 신성을 이루셨습니다. 마침내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아들이 되시어 하느님 옆에 앉으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당신이 가신 길에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에, 하느님을 만나는 길에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 6)"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에 신성을 드러내신 예수님을 본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우리도 하느님을 뵙는다는 것이 무척 두려운 일이지만 예수님의 초대를 믿고 그분께 나아가야 합니다. 두렵지만 고마운 초대장을 들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아들이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를 만드신 분, 우주 만물의 신비를 관장하시는 그분을 만나러 나아가야 합니다. 무지(無知)의 미명(未明) 속에서, 고달픈 인생에서, 허무한 죽음 앞에 마냥 불안한 우리를 위로하고 깨닫게 하고, 쉬게 하실 하느님 아버지 품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인생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길은 예수님을 통해서만 나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예수님을 통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그것은 예수님 그분의 사랑실천과 그를 위한 고통과 죽음까지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은 사랑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는 길, 죽기까지 사랑하는 길입니다. 미지근하게, 이기적으로, 소극적으로, 세상일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그런 길이 아닙니다. 우리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좋게도 쓰지만, 인간적이라는 것을, 즉 인간성을 죽여야 신성에 이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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