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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해 연중 제24주간 월요일(09.18) 고찬근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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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9-17 15:48 조회8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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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24주간 월요일 (루카 7,1-10)

 

 

구별없는, 차별없는 마음

 

이십여 년 전쯤 일입니다. 한국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네팔 젊은이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서 저에게 한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돈은 좀 벌었지만 다시는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이 고맙습니다. 가난하지만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으니 말이지요." 참 부끄러웠습니다.

 

한국에서 온갖 차별과 무시를 당하면서 견디었던 외국인 노동자가 남긴 한 마디 말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자기 나라가 못산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말을 잘못한다고 얼마나 많은 무시를 당했을까요? 우리 한국 사람들은, 식민지 시절에 무시당했고,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로서 고생도 해보았고, 서양 사람들에게 유색인종이라고 차별을 당하면서도, 우리보다 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외국 사람들을 왜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과 예수님과의 만남은, 식민지 통치자와 식민지의 이름없는 청년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만남은 참 멋있었습니다. 백인대장은 자기 노예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예수님께 도움을 겸손하게 청했고, 예수님을 겸손하게 맞이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예수님은 민족의 원수 같은 사람에게도 자비를 베푸셨고, 그 사람의 겸손을 칭찬했습니다.

 

예수님과 백인대장, 이 두 사람의 만남에는 서열도 권위도, 민족감정도, 정치·역사적인 원한도 끼어들지 못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행하려는 그 마음뿐이었습니다. 그 사랑 앞에 어떤 차별도 구별도 있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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