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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12.31)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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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12-31 15:34 조회6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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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루카 2,22-40)

 

 

가정의 참된 의미

 

우리는 '위기의 가정'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혼율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갔고, 경제적인 문제로 무너지는 가정도 많아지고 있으며, 자녀교육을 위해서 홀로 지내야 하는 기러기 아빠도 생겨났습니다. 기러기 아빠가 감기에 걸리면 그 감기가 바로 조류독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가정이 위기를 맞는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되는 일입니다.

 

가정이란 인간의 기본 공동체로서, 그곳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첫 인간관계가 형성되면서 인격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또한, 가정은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가정에는 낙태문제에다 저출산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으며, 가정폭력과 청소년들의 가출문제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또한, 봉양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명이 안전하게 태어나야 할 곳도 가정이고, 대학입시 교육만이 아니라 사랑과 대화를 통한 인간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곳도 가정이고, 온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 속에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이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바람직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성경에서 배우고, 예수님의 성가정(聖家庭)에서 배워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특히 아버지에게 효도하고 노인이 된 아버지를 잘 보살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아버지 혼자서 가정 경제를 책임지기가 어려워졌고, 맞벌이를 해도 힘든데 조기은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아버지의 권위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독재를 위한 권위가 아니라 가정의 중심으로서 아버지의 인격적 권위가 꼭 필요한데 말입니다. 이럴 때 가정의 어머니는 남편을 경제적인 능력으로만 평가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권위를 세워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또한, 가정폭력이나 자녀들의 탈선문제 같은 것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제시한 덕목들을 잘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입니다.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써 부모와 자녀들이 대화를 나눈다면, 세대 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인격적인 만남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용서와 사랑, 평화와 감사와 순종인데, 한층 어려운 이 덕목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꼭 기도가 필요합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가정기도는 어려운 시련을 이기게 해주고, 사랑을 보호해주며, 인간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은총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가정은 이기적 집단이 아니라 세상에 봉사하는 작은 공동체이어야 합니다. 성가정의 아들 예수님은 남을 위해 목숨 바치는 삶을 사셨고, 무조건 용서하고 사랑하는 삶을 실천하셨습니다. 또한, 그런 예수님이 잘 성장하시도록 아버지 요셉은 든든히 가정을 지켰고, 어머니 마리아는 기도로써 아들을 도왔습니다. 오직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고, 정상에 오르는 경제적 전사(戰士)를 길러내는 곳이 가정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자기를 이기고 남을 위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사랑의 전사'를 길러내는 곳이 가정이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하느님 보시기에 좋도록, 더욱더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며, 세상에 봉사하는 가정을 이루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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