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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축일(2014.12.28) 오대일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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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은희스콜라스티카 작성일15-02-11 00:13 조회13,5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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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축일

 

교회는 성탄 팔일 축제 중의 주일을 성가정 축일로 정하고, 이번 한 주간을 가정성화주간으로 보냅니다.

성가정 축일과 가정성화주간을 맞이하여 세상의 모든 가정이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청합시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지내며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가정이 얼마나 사랑의 공동체다운 모습을 갖추어 왔는지 반성해 봅시다.

가장으로서 어머니로서 자녀로서 나 자신이 우리 가정의 분위기를 밝고 화목하게 하기 위해 얼마나 힘써 왔는지 돌이켜봅시다.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가정이 원만하면 모든 일이 제대로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적으로 혼란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은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부부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자녀들과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해 교황청 가정평의회와 국제 카리타스는 가정사목을 주제로 세계주교 대의원회의를 개최하였고, 전 세계 개별교회도 ‘가정과 가난’을 주제로 다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가정이 평안할 때 바깥일은 물론이요 아이들의 교육도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화목한 가정이 많아질 때 사회도 안정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정은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힘을 얻는 보금자리요, 사람을 키워내는 못자리이며, 건전한 사회의 초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신앙인들은 우선 가정 안에서 모범적인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정이 잘 되는 것은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혼란과 죽음의 문화가 판치고 있는 세상에서 가정의 평화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서는 이겨내야 할 유혹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성가정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모님과 예수님의 가정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순풍에 돛단배처럼 잘 되어 갔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입니다.

성서가 전하는 성가정은 오히려 보통 가정보다 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먼저 요셉은 약혼녀 마리아가 결혼 전에 임신한 사실을 알고 파혼할 결심까지 했고, 출산 때에는 여관방이 없어서 초라한 마구간에서 낳아야만 했습니다.

또한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는 헤로데 왕을 피하고자 멀리 이집트로 피난가서 타향살이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키우는 일도 그야말로 속 썩는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 갔을 때에는 예수님이 없어져서 사흘이나 찾아야 했고, 게다가 잃어버린 아들을 겨우 찾아내자, ‘왜 저를 찾으십니까?’ 라는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성가정이라고 해서 어려움과 고난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런 면에서는 보통 가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성모님과 요셉성인은 성가정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성실하게 따르는 신앙인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선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였고 그 뜻을 따르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게 된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전갈을 받고서, 비록 그 이유와 의미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라고 응답했습니다.

요셉 성인은 약혼녀의 임신 사실에 당황하였지만, 천사의 말을 듣고는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성모님을 흔쾌히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또한 천사의 지시대로 위험에 처한 가족을 위해서 주저하지 않고 밤길을 나서서 멀리 피신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성모님과 성 요셉에게도 우리와 똑같이 어려움과 고민이 있었고 속이 상하는 일도 있었으며, 미처 다 알아듣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가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우선적으로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간직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당하는 모든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간직하고 그분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며 가족 간에 서로를 생각하고 염려하면서 산다면, 우리도 성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물론 기도한다고 해서 모든 어려움이 금방 사라지고 가족 간의 갈등이 저절로 해소되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기도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우리 앞에 놓여있는 험한 산을 순식간에 치워주시고, 건너야 할 강을 한번에 메꿔 주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에게 산을 넘고 강을 건널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가족의 평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가족 서로간의 허물을 감싸주지 못하고 탓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함께 기도하게 되면 다른 이를 탓하기 전에 먼저 나의 부족함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갈등 자체가 아예 생기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없어서 기도하지 못한다고 핑계를 대어서는 안 됩니다.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기 마련입니다.

기도는 시간이 남아서 바칠 때 보다는 없는 시간을 쪼개며 바칠 때 의미가 더 큰 것입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맞이해서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오늘날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들이 함께 살지 못하는 가정들, 집이 없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정들,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가정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가정들을 향해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과 손길로 다가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줌으로써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고 삶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참으로 행복한 가정, 거룩한 성가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끝으로 가정을 위한 기도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시며

가정생활을 거룩하게 하신 예수님,

저희 가정을 거룩하게 하시고

저희가 성가정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게 하소서.

 

● 가정생활의 자랑이며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

저희 집안을 위하여 빌어주시어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시며

언제나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영원한 천상 가정에 들게 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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