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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해 사순 제1주일(03.01)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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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3-01 11:28 조회9,0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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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 1주일 가해

 

 

하느님의 인간적응 훈련

 

인간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은 인류 구원사업을 앞두고 광야로 가셔서 사십 일 동안 힘든 준비를 하십니다. 위에서 끌어올리는 일방적인 구원방법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함께 올라가는 구원방법을 택하신 것입니다. 그를 위한 광야의 준비는, 인간의 삶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인간 적응훈련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훈련과정은 육체의 유혹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테니스 시합에서 지고 나면, 앉아 쉬지 않고 서서 쉬는 친구가 있습니다. 몸을 벌하기 위해 그렇게 한답니다. 우리 몸은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영혼을 다스리려면 우선 몸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인간 몸의 욕구 중에 가장 큰 것 세 가지는 식욕(食慾)과 성욕(性慾)과 수면욕구(睡眠欲求)입니다. 모두 필요한 것들이지만 과하면 문제가 됩니다. 음식을 지나치게 탐하고, 성욕을 통제하지 못하고, 나태하게 잠만 잔다면 하느님이 원하시는 사랑의 삶을 어찌 살 수 있겠습니까?

 

두 번째 과정은 교만을 없애는 훈련입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역시 작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하느님마저도 자신에게 시중드는 분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되면 자기 탓, 못되면 하느님 탓, 때로는 하느님이 없다고 선언하기도 합니다. 내가 존재하고 지금 내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이 모두 하느님의 섭리인데도 말입니다. 예수님은 참인간으로서 한계를 인정하며, 하느님의 정당한 권위에 머리 숙여 복종하십니다.

 

세 번째는 헛된 우상에 대한 유혹을 이기는 훈련입니다. 인간 세상에는 명예와 권력과 금력에 의지하여 쉽게 일하려는 유혹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세상의 요령과 타협하지 않으시고, 하느님 뜻을 따르는 정도(正道)를 택하십니다. 하느님 뜻은 바로 사랑입니다. 명예와 권력과 돈에 의지하여 일하면 일은 쉽지만 사람이 다칩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일하면 일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사람이 평화롭고 행복해집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인간 적응훈련을 통해 인간이 쉽게 굴복하는 유혹들을 물리치십니다. 원조 아담이 유혹에 빠져 인류가 길을 잃게 되었지만, 예수님은 유혹을 물리치는 참인간이 되심으로써 몸소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 되시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참인간이 되심으로써 인간이 시달리는 유혹도 깊이 이해하고, 인간을 몸과 마음 전체로 사랑하며, 인간에게 정말로 필요한 사랑을 베푸실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도 유혹을 물리치는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으셨으며 우리에게는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마주치는 유혹들은 유혹같이 보이지도 않고, 그렇게 집요할 수가 없으며, 파도처럼 계속 밀려오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육체의 눈도 뜨고, 마음의 눈도 뜨고, 겸손으로 무장하여야 합니다. 유혹의 천적은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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