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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해 사순 제3주일(03.15)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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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3-15 09:44 조회8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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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 3주일 가해

 

 

영혼의 샘물

 

오늘 복음 이야기는 우물가의 어떤 만남입니다. 먼 길을 걷다 지치신 예수님은 사마리아의 한 동네 우물가에서 쉬고 계셨습니다. 그때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그 여인은 남자를 다섯 명이나 거쳐야 하는 고달픈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여인은 첫눈에 예수님이 유다인인 것을 알고 경계합니다. 유다인들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경멸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아픈 역사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방인들과 피를 섞어야 했던 사마리아 사람들은,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유다인들에게 천덕꾸러기로 낙인찍혀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열등의식 속에서 잡초처럼 살아가던 그 여인에게 유다인 예수님이 물을 청하십니다. 목이 마른 사람이 물 한 모금 청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지만, 상처많은 그 여인에게는 그것이 결코 자연스런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고 저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아픈 역사와, 민족의 불행과, 숙명적 가난은 그 여인의 마음을 돌같이 딱딱하게, 돌같이 차갑게, 돌밭같이 메마르게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드러운 음성과, 다정한 눈빛과, 따뜻한 마음으로 겹겹이 닫혀진 그 여인의 마음을 열어 나가십니다. 그 여인은 어느 누구도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멸하리라 생각했지만, 예수님의 거침없는 다가옴과 깊은 이해와 관심 속에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무조건적이며 차별 없는 사랑을 말입니다. 결국, 그 여인은 육체의 물을 길으러 갔다가 예수님을 만나서, 마음의 상처를 씻어주고 영혼의 갈증을 풀어주는 참 생명수를 얻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를 흔히 평등사회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기회불균등, 불공정분배 속에 온갖 불의와 차별이 존재하고, 신흥 귀족과 현대판 노예가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전지전능한 하느님이시면서도 우리 같이 유한한 인간이 되시고, 순수한 유다인이시면서도 차별받던 혼혈 여인에게 마음을 주시는 분이셨는데, 우리는 알량한 우리의 지식과 돈으로, 학위와 통장으로 이 사회의 새로운 귀족계급이나 꿈꾸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접근하기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접근하기 아주 까다로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을 앉아서 기다리거나, 다가오는 사람을 차별하며 경계하는 그런 분이 아니셨고, 오히려 어느 누구에게나, 특히 세상 고통에 주눅이 들어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시며 다가가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뜻은 바로 이 온갖 차별을 없애고, 그 차별 속에 상처입은 사람들을 치유해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예수님이 주신 가톨릭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입니다. ‘가톨릭(Catholic)’이라는 말이 보편적이란 뜻이므로 우리는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누구에게나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흔히,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가톨릭은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예수님처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방인, 나병환자, 과부, 가난한 자, 죄인을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셔서 그들을 품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당 공동체도, 우리 가정도, 우리 마음도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하여 우리가 예수님께 받은 생명의 우물물을 세상 사람 모두가 마시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가톨릭평화방송 TV매일미사 중계

http://maria.catholic.or.kr/mi_pr/missa/missa.asp

 

동경대교구장님의 주일미사봉헌 인터넷 영상(3/15~3/29)

https://tokyo.catholic.jp/info/diocese/3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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