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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11.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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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11-01 17:02 조회5,6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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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령의 날

 

 

죽음, 그 자연스러운 것을

 

언젠가 공원을 걷다가 벤치에 할머님들이 앉아 계신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쬐고 계신 모습이 마치 빛바랜 옛 사진 같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늙어갑니다. 늙어가면서 두려워지는 것이 소외되는 것과 외로워지는 것, 병들어 약해지는 것, 그런 것들이겠지만, 결정적으로는, 알 수 없는 죽음을 꼭 만나야 한다는 그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과연 죽음은 두려운 일입니까? 죽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두려운 일 아닙니까? 우리가 살면서 가지려고만 하고, 이기려고만 하고, 즐기려고만 했다면 죽음은 두려울 것입니다. 그런 이들에게 죽음은 크나큰 상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욕심부리지 않고 소유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생을 물 흐르듯이 살았다면 죽음은 또 하나의 새로운 만남일 것입니다.

 

오늘 위령의 날, 먼저 가신 분들을 기억하면서, 언젠가는 떠나야 할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점점 다가오는 그분들과의 재회의 날을 떠올리며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부질없는 욕심과 집착과 미움의 굴레에서 벗어나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로워지기를... 또한, 언젠가 나를 찾아올 죽음이 친구처럼 편하고 반갑도록 잘 준비하는 나날이 되기를...

 

  죽음은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고, 이별이 아니라 만남이며 가장 확실한 우리의 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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